우리가 길이라 부르는 망설임 은 프란츠 카프카의 귀한 그림이 들어 있는 에세이집입니다.
이 책에 대해 살펴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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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길이라 부르는 망설임
"나와는 관련이 없거나 나를 놀라게 하지 않는 문장은 단 하나도 없습니다." - 라이너 마리아 릴케
프란츠 카프카(1883~1924년)의 사후 백주년을 기념하여, 시 116편과 드로잉 60점을 모은 카프카의 시와 그림 전집 『우리가 길이라고 부르는 망설임』이 민음사 세계시인선 58번으로 출간되었습니다. '한독문학번역상'을 수상하고 '한국카프카학회'의 회장을 지낸 편영수 명예교수가 번역한 이번 전집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소개되는 카프카의 시집입니다. 전집은 고독을 주제로 한 1부, 불안, 불행, 슬픔, 고통, 공포를 다룬 2부, 덧없음을 주제로 한 3부, 저항을 다룬 4부, 그리고 자유와 행복을 모티프로 한 5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진실의 길은 공중 높이 매달려 있는 밧줄이 아니라, 땅바닥 바로 위에 낮게 매달린 밧줄 위에 있습니다. 그것은 걷게 하기보다는, 오히려 걸려 넘어지게 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 프란츠 카프카, 『우리가 길이라고 부르는 망설임』, 92번에서
카프카는 괴테, 프리드리히 횔덜린, 월트 휘트먼을 좋아했습니다. 편영수 교수에 따르면 카프카는 의도적으로 산문과 시를 서로 연결시키고 서로 침투시켰다고 합니다. 카프카는 "「선고」는 소설이라기보다는 시입니다. 따라서 「선고」가 효과를 거두려면 주변에 여백이 필요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카프카는 시와 산문 사이의 구분을 두지 않으려 했으며, 같은 텍스트를 산문으로도, 시로도 표현했습니다. 예를 들어,
"내 인생을 나는 보냈다, 삶을 파괴하는 것을 자제하는 것으로."라는 문장을 시로 다음과 같이 썼습니다. 그래서 카프카의 시는 산문시로도 읽힐 수 있습니다.
"내 인생을 나는 보냈다, 삶을 파괴하는 것을 자제하는 것으로." - 프란츠 카프카, 『우리가 길이라고 부르는 망설임』, 79번에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카프카가 시 형식을 사용한 이유는 "시가 아주 적은 단어로 하나의 세계를 감정으로 포착할 수 있는 예술이기 때문"입니다. 막스 브로트는 카프카의 작품들 속에 있는 시적 요소들에 깊은 감탄을 표했습니다. 이 시집을 통해 독자들은 카프카의 시적 재능과 시인으로서의 카프카를 확인할 수 있을 것입니다.
"목표는 있으나, 길은 없다. 우리가 길이라고 부르는 것은, 망설임이다." - 프란츠 카프카, 『우리가 길이라고 부르는 망설임』, 43번에서
서평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지만 그것을 증명하지 않는 것, 그것이 카프카의 작품이 짊어진 운명이자 어쩌면 그의 위대함일지도 모릅니다." - 알베르 카뮈
카프카가 지향한 것은 '여기'를 벗어나는 것이었습니다. '여기'는 구체적인 장소, 모든 장소, 겉보기에 정상적인 인간 사회를 모두 아우릅니다. "이 여정의 가장 끔찍한 점은 주인공이 굶주림에 죽음을 맞이하더라도 '여기'를 떠나려 한다는 것입니다." 카프카의 시적 자아는 결국 '거대한 여행'을 위해 모든 소유물을 버립니다.
"그저 여기서 떠나려는 거야, 그저 여기서. 끝없이 여기서 벗어나려는 거야, 그래야만 나의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으니까."
- 프란츠 카프카, 『우리가 길이라 부르는 망설임』, 116번에서
편영수 교수는 이 시가 지적하는 '여기'는 오로지 소유와 그에 따른 관계만을 다루는 '가짜 세계'를 의미한다고 해석합니다. 카프카가 떠나고자 했던 것은 바로 이 '가짜 세계'입니다. 이는 현재의 독자들에게도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킬 카프카의 시적 세계입니다.
진실로 가는 길은 하늘 높이 매달린 밧줄이 아니라, 바로 땅 위에 낮게 걸린 밧줄 위에 있습니다. 그것은 걷게 하는 대신, 오히려 걸려 넘어뜨리는 것 같습니다.
- 프란츠 카프카, 『우리가 길이라 부르는 망설임』, 92번에서
편영수 교수는 카프카의 시를 '조각의 시'라고 부릅니다. "카프카는 조각의 시를 최초로 시도한 선구자 중 한 명으로, 세계와 세계의 질서가 파괴되어가는 것을 미리 감지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카프카의 시는 생명력이 넘칩니다.
작은 영혼이여, 춤추며 뛰어오르고, 따뜻한 공기 속에서 머리를 숙이고, 바람에 세차게 흔들리며 반짝이는 풀밭 위에서 발을 차오릅니다.
- 프란츠 카프카, 『우리가 길이라 부르는 망설임』, 99번에서
● 최근 공개된 드로잉 60점 포함!
1913년, 카프카는 펠리체 바우어에게 보낸 편지에서 함께 산책했던 순간을 회상하며, 그때 그녀와 정신적으로 가까워졌음을 표현하고자 했습니다. 글로는 그 신비로움을 전달할 수 없다고 생각하며, 편지에 그림을 첨부했습니다.
카프카는 자주 글로는 표현할 수 없는 감정을 그림으로 나타냈습니다. 카프카는 "꿈같은 내적 삶을 묘사하는 것 이외에는 모든 것이 부차적이었다"고 말했습니다. 카프카는 언어로는 꿈을 완전히 전달할 수 없는 딜레마를 이미지에서 해결책을 찾았습니다. 한때(1901~1906년) 화가가 되고자 했던 카프카는 "드로잉은 어떤 것보다도 나에게 만족감을 준다"고 회상했습니다. 1902년 카프카를 처음 만난 막스 브로트는 처음에는 카프카의 그림에 주목했고, 몇 년 후에야 그의 글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카프카는 주로 편지나 노트의 여백에 그림을 남겼기 때문에, 나중에 막스 브로트가 그 부분들을 추려내어 카프카 컬렉션을 만들었습니다. 현재 약 150점의 스케치가 남아 있습니다. 카프카의 드로잉은 주로 인물의 표정과 자세를 단순한 터치로 매우 생동감 있게 표현합니다.
카프카가 드로잉을 중요하게 여긴 것은 현대 그래피티아트나 그래픽아트의 선구적인 특징을 보여줍니다. 카프카의 인물들은 전통적인 비율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표현되며, 배경은 생략되어 있지만 축제, 펜싱, 승마 등의 상황과 감정 상태를 효과적으로 전달합니다.
이스라엘국립도서관은 불법 경매 중이던 카프카의 드로잉을 되찾아 2021년 온라인 전시를 통해 공개했습니다. 『우리가 길이라 부르는 망설임』에는 막스브로트재단 아카이브에 새롭게 추가된 카프카의 드로잉 60점이 포함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