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의 역사 는 그야말로 와인이라는 술의 모든 역사를 다루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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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의 역사
주류 매대를 채운 로제 와인의 달콤한 색조가 언제부턴가 시선을 끌기 시작했다. 인류 역사를 거쳐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이 매혹적인 음료는 이제 한국인의 일상 속에 스며들었다. 과거에는 사치와 계급, 문화의 상징으로 여겨졌던 와인이 이제 한국에서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일상의 술로 변모했다.
인류학자 이언 태터솔과 분자생물학자 롭 디샐은 미국자연사박물관에서 큐레이터로 함께 일하며 다양한 학문 분야에 대한 풍부한 대화를 나누었다. 이 대화는 물리학, 화학, 분자유전학, 체계생물학, 진화론, 고생물학, 신경생물학, 생태학, 고고학, 인류학 등을 아우르며 여러 권의 책으로 출판되었다. 한울엠플러스(주)에서는 『맥주의 역사』로 먼저 『The Natural History of Beer』(2019)를 국내에 소개했다.
이번에는 『와인의 역사』라는 책으로, 『The Natural History of Wine』(2015)을 번역해 선보인다. 핵폭탄 공격 시 대피 장소 조사 중 발견된 아르메니아의 아레니-1 유적을 통해 포도 발효 음료에 대한 인류의 오랜 열망을 드러내며, 와인의 발상지로 알려진 이곳에서 이야기를 시작한다.
서평
아레니-1의 양조 시설이 공동묘지 내에 자리 잡고 있어, 고대 장례 의식에서 발효 음료가 중요한 역할을 했음을 처음으로 입증한 사례가 되었다. 고대 이집트에서는 와인이 영적 상징과 함께 사치와 계급을 대표하는 것이었다.
삼각주 지역에서는 와인 제조가 이미 표준화되었으며, 이집트인들은 와인을 분류하는 체계를 개발했다. 부자가 세상을 떠날 때는 몸을 와인으로 정화시킨 후, 훌륭한 와인과 함께 묻히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포에니 전쟁을 승리로 이끈 로마는 지중해의 새로운 패자가 되면서, 포도 재배에서부터 증식, 거름 주기, 관개, 가지치기, 포도 착즙, 숙성에 이르기까지 와인 재배에 관한 매뉴얼을 작성했다. 카토 디 엘더가 카르타고인 마고의 문헌을 참고하여 작성한 이 문서는 오늘날까지 전해지는 최초의 라틴어 문헌으로 알려져 있다.
그리스와 로마 문화에서 와인은 디오니소스 숭배와 깊은 연관이 있으며, 문명과 사회적, 경제적 중요성의 상징이었다. 로마제국이 건설한 해로와 육로를 통해 와인은 전 세계로 퍼져 나갔다. 그리스도교도 와인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였으며, 노아가 방주에서 내려 처음 한 일이 포도나무 심기였다고 전한다. 이후 와인은 성찬식에서 ‘물화된 예수의 피’를 상징하는 음료가 되어, 로마제국에서 중세로 이어지는 시간적 상징물이 되었다.
원시 시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나무 위에서 살던 조상들이 자연 발효된 에탄올의 향기에 이끌려 가장 달콤하고 농익은 과일을 찾아다녔을 것이다. 고대 문명 모두가 당분을 알코올로 전환하는 방법을 알고 있었다는 점에서, 저자들은 발효라는 화학 반응을 설명하기 위해 원자 수준에서부터 시작한다. 와인은 겉보기에는 단순한 액체지만, 사실은 우리의 오감을 자극하는 복잡한 혼합물이다. 와인 생산은 과학 없이는 마스터하기 어려운 기술이며, 색, 향, 맛, 알코올 함량을 결정하는 화학물질과 효소의 상호작용, 포도와 발효조 내 미생물, 주변 환경과 나무에 서식하는 미생물 간의 상호작용이 와인을 만든다.
저자들은 또한 와인 산업의 어두운 면, 즉 사기 행위에 대해서도 언급한다. 고대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인기 있는 라벨을 오래된 병에 붙여 와인을 위조하는 행위가 횡행했다. 플리니 디 엘더는 가짜 와인에 대해 분노했고, 로마제국 시대에는 대부분의 팔레르노 와인이 진품이 아니었다. 토머스 제퍼슨은 파리에서 와인 상인들의 속임수에 빠지지 않기 위해 직접 포도밭에서 와인을 구매하는 방법을 선호했다. 전 세계적으로 큰 피해를 준 사기 사건들은 와인 산업의 민낯을 드러냈으며, 저자들은 와인에 대한 사랑이 때로는 사기의 유혹으로 변질될 수 있음을 경고한다.